Merry Christmas

아이리스 10월 29일 방송

'아이리스'의 인기가 무섭다. 온통 인터넷은 아이리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며, 방송이 끝난 다음날에는 아이리스 이야기를 나누는게 정신이 없다. 드라마가 방송이 된지 몇 주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분명 아이리스가 대박드라마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이리스를 보면, 아리송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러한 인기의 뒤에는 마치 티져광고가 인기를 끌 듯이 아이리스가 인기를 끄는 것 같은 생각이 들곤 한다. 사실 아이리스를 보다보면 주인공들이 일반적인 첩보원이라기보다는 마치 미국드라마 '히어로즈'의 능력자들 같다. 죽을 것 같은 상황을 겪어도 멀쩡하게 살아서 모습을 보여주지를 않나, 인물들이 이곳저곳 너무나도 순간적으로 이동하면서 드라마가 진행이 되고, 단순한 이동만이 아니라 거기에는 사건까지 겹쳐지고 있으니 재미있게 드라마를 보고 있다가도 갑자기 끊어지는 이러한 전개에는 허를 찔린 느낌이 든다.

출처: KBS, 아이리스



그렇다면 아이리스가 이렇게 아리송한 드라마가 되어버린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아이리스는 해외에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제작비에서 시작될 것 같다. 분명 아이리스는 화려한 액션을 표방하고 있는 드라마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들의 액션신을 보면 마치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그저 맨날 불륜만 다루어지는 상황이 아닌 소재의 다양함을 취할 수 있는 이러한 아이리스의 소재 선택은 충분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무엇일까? 드라마를 운영함에 필요한 제작비의 문제일까? 화려한 스타들을 캐스팅하는 것에 많은 제작비를 쏟아부어야 했을지, 아니면 화려한 볼거리를 위해서 이곳저곳에 돈을 쏟아부어야 했을지 몰라도, 아이리스는 결국 이곳저곳 전세계를 누리면서도 20부작이라는 틀을 가지고 있다. 20부작이 사실 그리 짧은 것은 아니지만, 아이리스가 가진 화려한 액션과 여러 이야기들을 풀어넣기 위해서는 그것이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 특히 액션부분을 생각해보자. 사실 액션이라는 것이 주먹 한방에 나가 떨어지거나 단순한 자막으로 '그는 상대의 공격을 받고 쓰러졌다' 이러한 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액션에 중점을 두지 않은 다른 이야기에나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리스는 액션영화와 같은 모습을 꿈꾸고 있는 드라마이다. 당연히 드라마 속에서의 시간 전개상 10분이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드라마에서 차지하는 시간의 거의 그 10분을 액션장면으로 끌어줘야만 하는 드라마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전체 할당된 드라마 방송시간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기 위해서 액션 장면을 충분히 넣어야 하고, 그러는 도중 제작비는 계속적으로 세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드라마도 말 그대로 이야기가 되지 않으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과도한 액션 장면은 전체 드라마 비중 시간의 일부를 차지하게 되고, 그러면 나머지로 인물들의 갈등이나 행동을 묘사하고, 전체적인 줄거리의 흐름을 설명해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도 아이리스에서 쉽지 않은 것은 20부라는 한계가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전체적인 제작비의 문제가 있다. 사실 아무리 드라마가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고 있더라도 가장 중점적인 것은 이야기이다. 우리는 수많은 외화들을 통해서 그것들을 경험해보았다. 아무리 돈을 쏟아부은 액션대작이라고 하더라도, 내용이 없는 볼거리만 가득하다면 우리는 그것을 B급 영화라고 말을 한다. 사실 토니쟈의 옹박 시리즈도 그러하지 아니한가? 그나마 그의 화려한 액션이 있었기에 영화가 그만큼이라도 어필한 것이다.

아이리스의 갑작스러운 전개, 불친절한 설명들은 현재 아이리스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장점들, 주로 그 장점들은 볼거리와 연계되어 있다, 에도 불구하고 아이리스를 아리송한 드라마로 만들어버리고 있다. 이 드라마가 해외로 수출되었을 때 과연 진정으로 인기를 끄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을 한번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드라마가 해외에 진출하게 되어서 많은 이들의 인기를 끌었던 것이 과연 스토리가 중점이었는지, 화면이 중점이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기 쉬울 것 같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아이리스는 방송된 편보다 방송이 안 된 것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 전체적인 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감독은 그것을 염두해 두면서 드라마를 진행해간다면, 진정 드라마도 살고 액션도 살 수 있는 멋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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